어느 날, 지갑이 사라졌다 – 디지털 화폐가 만들어 낸 일상의 변화

날이 차가워지는 만큼 옷차림이 두꺼워지는 요즘이다. 소매 사이로 들어오는 찬 바람조차 싫어 주머니에 손을 폭 넣고 걷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나도 모르게 손을 다시 꺼내게 만드는 것들이 있다. 바로 겨울철 길거리 간식의 대표격인 “붕어빵”.

 

 

(이미지출처 – 연합뉴스)

 

 

길을 걷다 붕어빵을 발견하면 반가운 마음에 얼른 주머니를 뒤적여 본다. 그런데 주머니 속에 잡히는 건 스마트폰뿐… 아쉬운 마음에 발걸음을 돌리려 하자, 사장님의 반가운 한마디가 내 발 길을 잡는다.

 

“학생(?)~ 계좌이체도 가능해요~”

 

현금 거래의 대명사였던 거리의 붕어빵 사장님도 이제 지폐나 동전처럼 실물 화폐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세상이 참으로 스마트하게 바뀐 것이다. 그러고 보니 혹자 또한 현금을 들고 다니지 않은 지 꽤 오래되었다. 어디서든 스마트폰으로 결제를 하다 보니, 자연스레 지갑을 집에 두고 다니는 날이 많아졌다.

 

출근할 때는 삼성페이에 체크카드를 연동해 스마트폰만 켜면 바로 교통카드가 찍히고, 점심에 동료들과 함께 먹은 식비는 한 사람이 결제하고 “카카오페이”의 더치페이 기능을 이용하거나, “토스” 어플을 이용해서 바로 비용을 보내 준다. 또한, 친구의 생일 축하나 경조금을 보낼 때도 계좌번호를 일일이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카카오톡 송금 서비스를 이용해 간편하게 현금을 보낼 수 있다.

 

바야흐로 계좌이체로 붕어빵도 사 먹을 수 있는 시대다. 하지만 사실 꽤 오래전부터 현금 없이 음식을 사 먹거나 물건 등을 구입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결제 시스템이 있었다. 우리의 소지품 속에 지갑이 필수가 아니게 만든 각종 스마트 페이 말이다.

 

이번 글에서는 이렇게 우리의 삶에 잠식되어 가고 있지만 눈치채지 못했던 디지털 화폐의 대표적인 사례와 함께 달라진 우리의 일상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국내 디지털 화폐 시장의 시작과 현재, 삼성페이


국내에서는 언제부터 이런 디지털 화폐 시장이 발달하기 시작했을까?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바로 삼성페이다.

 

(이미지 출처 – 파이낸셜투데이)

 

국내에서는 삼성페이를 시작으로 대형 플랫폼 서비스 기업인 카카오의 카카오페이, 네이버의 네이버 페이가 대중화되어 각각의 매체 자체에서 디지털 화폐 브랜드를 선보이는 등 디지털 화폐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미지 출처 – 와이즈앱)

 

 

2016년 기준, 삼성페이 가입자가 국내에서만 1,000만 명을 넘어섰으며 삼성페이를 이용하기 위해 삼성 폰을 사는 사람이 있을 정도이다. 2018년 1월 기준으로 간편 결제 서비스 시장점유율 1위, 모바일 결제 앱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월 694만 명이 이용 중이다. 사실상 대한민국 간편 결제 서비스 시장의 주도자인 셈이다.

 

 

수수료 없는 온 국민 결제 시스템, 제로페이

 

(이미지 출처 – 대전스토리)

 

길거리 상점에서도 종종 볼 수 있게 된 QR코드, 다들 한 번쯤 본 적 있을 것이다. 이렇게 QR코드를 통해 결제가 이뤄지는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로페이라고 한다. 소상공인의 가맹점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정부의 주도하에 작년부터 시행되어 서울시와 지자체, 금융회사, 민간 간편결제 사업자가 함께 협력하여 서비스하고 있는 시스템이다.

 

사용방법은 간단하다. 가게에 비치된 QR코드를 은행 어플 등을 통해 인식하면 결제로 이어지게 된다. 별도의 제로페이 앱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에 앱스토어나 플레이스토어에서 ‘제로페이’를 찾아도 나오지 않는다. 제로페이에 참여 중인 은행들의 모바일 뱅킹 앱과 간편 결제 서비스에 QR코드 결제 기능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카카오뱅크나 신한은행 등 거래은행 앱이나 제휴사 간편 결제를 이미 쓰고 있다면 추가 가입 절차 없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현금 거래의 부담이 줄고 계좌 번호를 입력하지 않아도 되는 간편함으로 소상공인들의 길거리 상점을 이용하는 것에 있어 소비자와의 간극을 줄이고, 전통시장을 더 편하게 이용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쇼핑 업계의 페이 전쟁의 승자, 쓱페이와 쿠페이


디지털 화폐가 상용화되면서 인터넷 상점들의 활력은 더욱 넘치고 있다. 대형 쇼핑 업체들의 디지털 화폐 사업은 신세계의 “쓱 닷컴”과 “쿠팡”을 필두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 – 신세계아이앤씨)

 

쓱 닷컴의 ‘SSGPAY’는 신세계그룹의 독자 개발을 통해 2015년 7월 말 론칭된 간편 결제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이다. SSG페이 앱에 카드를 등록하고 SSG페이로 불러온 카드 바코드를 찍어서 계산하면, 신세계포인트도 자동 적립된다. 2018년 상반기에만 SSG머니를 이용한 거래 건수가 1천만건이 넘었고, 상품권을 SSG머니로 전환한 금액은 전년 동기대비 139%나 증가했다. 신세계를 이용하는 고객의 소비 패턴이나 니즈를 잘 파악한 것이다.

 

(이미지 출처 – 쿠팡)



올해 5월 쿠팡은 핀테크 분야에서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리브랜딩 차원으로, 기존에 간편 결제 서비스로 론칭한 `로켓페이`의 명칭을 `쿠페이`로 변경했다. 쿠페이는 지난 6월 가입자 1,000만 명을 돌파했으며 이는 쿠팡에서만 단독으로 사용되는 간편 결제 시스템이기에 더욱 큰 결실이다.

 

쿠팡에 앞서 가입자 1,000만 명을 넘긴 간편결제는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삼성페이, 스마일페이 등이 있지만, 이들 페이는 쿠페이와 달리 온·오프라인에서 수많은 사용처를 두고 있다.

 

단독 쇼핑몰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 “쿠페이”의 이용자 수가 1,000만 명을 넘겼다는 것은 유의미한 숫자로 보여진다.



(이미지 출처 – 쿠팡)


직접 사용해 본 쿠팡의 결제 시스템 쿠페이는 한 단계 더 진화한 인터넷 쇼핑몰을 경험하게 한다. 간편 비밀번호도, 지문조차도 없이 바로 구매가 가능한 쿠페이의 결제시스템은, 구매하기 버튼만 누르면 자동으로 결제가 이루어져 실제 구매까지 원터치로 한 번에 끝나는 차별점을 가지고 있다. 원터치 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지출을 했다는 자각이 없을 정도이며, 이 장점을 살려 많은 구매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참으로 무섭지만 똑똑한 시스템이다.

 

 

한 발 앞서가고 있는 글로벌 디지털 화폐 시장

하지만 급속도로 변화되고 있다고 느껴지는 국내의 디지털 화폐 시장은 생각보다 글로벌 트렌드에는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럽 덴마크에서는 화폐 거래 시, 현금 결제를 합법적으로 거부할 수 있으며, 영국과 중국에서는 노숙자까지도 QR코드를 사용하여 기부를 받는다.

 

(이미지 출처 – 디스패치)

 

중국 시내에서는 거지나 노숙자가 QR코드를 들고 구걸하는 모습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고 한다. 거지가 내민 QR코드에 알리페이나 위챗페이를 대면 결제가 된다.  소액 결제도 쉽게 결제가 되기 때문에 QR코드를 사용해서 부담없이(?) 구걸을 요구하는 거지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모바일페이는 중국인의 일상을 깊숙이 파고든 지 오래다. 중국인 처얼 씨와 함께 모바일페이로 하루를 살아보기로 했다. 집에서 중국의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어러머`를 실행한 뒤 샤오룽바오(만두)와 샤오판(볶음밥) 등을 선택했다. 알리페이로 결제하면 배송비 무료에 할인 쿠폰까지 준다는 알림창이 떴다. 정상 가격 86위안(약 1만4700원)짜리 식사를 알리페이로 결제하니 75위안(약 1만2800원)에 배달받을 수 있었다.

 

 

 

디지털 화폐 시장,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화폐는 인류의 발전과 함께 교환의 수단으로서 끊임없이 변화를 거듭해왔다. 곡물과 가축에서 금속이나 종이로 변화했고, 이제는 무형화된 화폐로도 충분히 그 기능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작아지고 가벼워지다가 못해 이제는 아예 ‘무형’의 형태로 사라져 버린 것이다.

 

(이미지 출처 – 신한은행)

 

은행에 가면 자연스럽게 작성하던 서면 문서들이 태블릿으로 바뀌고, 이제는 길거리 상점이나 포장마차 등에서도 자연스럽게 디지털 화폐로 거래를 주고받는다. 웬만한 금융 거래는 모두 모바일이나 웹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디지털” 세상이다. 앞으로 종이 화폐가 가지는 가치는 점점 하락한다고 볼 수 있다.

 

어쩌면 몇 년 이내에 지갑이 아예 사라질지 모른다. 신분증 때문에 아직까지 지갑이 필요하긴 하지만, 신분증 또한 앞으로는 정부의 주도하에 디지털로 바뀌어 갈 것이다. 정부는 앞으로 주민등록 등·초본 등 각종 증명서를 스마트폰에 저장하고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게 전자 증명서를 대폭 확대한다고 한다. 위조 가능성이 높은 플라스틱 신분증 대신 스마트폰을 활용한 모바일 신분증도 도입될 예정이다.

 

사용자도 모르게 일상을 바꾸어 가는 서비스는 결국 시장을 장악하고 주류 문화를 만들어 가기 마련이다. 아무리 화려하고 새로운 기술이라도 실제 사용자의 일상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다면, 결국 사용되지 않고 사라지게 된다. 그러나 이렇게 아주 작은 서비스라도 일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불편함을 편리함으로 바꾸어 놓는다면, 앞으로도 계속해서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선택을 받게 될 것이다.

 

지난번 다루었던 스마트 오더 시스템 또한 그랬고, 지금까지 다루어 본 디지털 화폐 문화 또한 그렇게 사람들의 선택을 받아 생성되고 자연적으로 지속 성장해 온 큰 시장이다. 현실과는 또 다른 세계인 디지털 세계에서 불편함을 없애는 일은 매우 큰 의미를 가진다. 어떤 영역에서든 현실에서 이루어지는 행위들처럼 자연스럽고 편리하게 바뀌어 간다면, 충분히 성장성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이러한 산업들의 미래는 충분히 밝을 것이다.

 

 

위키비즈, http://weekly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2/14/2019021401646.html

위키백과, 화폐사, https://ko.wikipedia.org/wiki/화폐사

나무위키, SSG PAY, https://namu.wiki/w/SSG%20PAY

매일경제, https://www.mk.co.kr/news/business/view/2019/05/293568/

나무위키, 제로페이, https://namu.wiki/w/제로페이

디스패치, https://www.dispatch.co.kr/1579016

블로터, 모바일 신분증, http://www.bloter.net/archives/359235

매일경제, 중국 모바일 페이, https://www.mk.co.kr/news/economy/view/2018/02/124033/

매일경제, 중국 거지,

http://mba.mk.co.kr/view.php?sc=30000001&cm=%B0%FC%B7%C3%B1%E2%BB%E7&year=2018&no=124033&relatedcode=00006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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