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금융권 MYDATA 사업을 보는 다양한 시각과 사례
30

빅데이터 10년, 기업은 어떻게 기회를 포착하는가

2022.04.19

빅데이터 10년, 기업은 어떻게 기회를 포착하는가



일상이 데이터가 되는 세상

우리는 거의 매 순간 인터넷과 연결 되어있습니다. 쇼핑을 하고 공부를 하고, 일을 하고, 병원을 가고, 외식을 준비할 때도 인터넷에 접속해 정보를 찾고, 예약을 하고 주문을 합니다. 그렇게 온라인 서비스와 연결된 일상 속 활동은 ‘소비자 데이터’로 축적되어 기업과 개인에게 무한한 비즈니스 모티브를 주는 자원이 됩니다.

이러한 소비자 데이터에는 온라인상에서의 소비자 행동을 측정 가능하도록 수치화한 정량적 데이터와 완전히 정량화하기에는 부족하지만 다양한 수치 데이터 간의 연결과 인과관계, 정성적 수집을 통해 발견할 수 있는 맥락적 데이터가 있습니다.

어느 덧 빅데이터 10년 차, 요즘 기업과 개인은 어떻게 데이터를 관리하고 활용하고 있을까요? 또 데이터를 통해 기업은 어떤 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까요?



빅데이터, 누구나 활용하기 쉽게

국가만이 수집할 수 있는 민감 정보 데이터, 그리고 대규모 영업 활동으로 축적된 대기업의 민간 데이터는 활용가치가 큰 빅데이터 자산 중 하나입니다.

2013년 공공데이터 제공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제정 이후 기관별로 흩어져있던 국가중점 공공 데이터가 통합되어 파일 데이터, 오픈 API 등의 다양한 형태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지난해 디지털 뉴딜 사업으로 추진된 ‘데이터 댐' 프로젝트를 통해 빅데이터 거래소를 이용하여 누구나 보다 쉽게 데이터에 접근하고 거래할 수 있습니다.

행정안전부가 실시한 공공데이터 활용 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33.3%는 공공데이터를 활용하지 않는 이유로, ‘공공데이터 확보 및 활용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답변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데이터를 사용하고자 하는 니즈가 있지만, 정작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법을 제대로 몰라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입니다.

이에 개방된 데이터 활용 활성화를 위해, 행정안정부의 경우 지난해 ‘공공데이터 큐레이션’ 서비스 지원 사업을, 민간 데이터 거래소들도 자체 사업으로 데이터 분석 가이드, 프로파일링 등의 다양한 서비스 플랫폼을 출시하는 등 단순히 양적인 축적만이 아니라 가공, 상품화를 통해 거래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는데요.



한눈에 보는 디지털 트렌드

대표적으로 kt는 오프라인 자영업자, 예비 창업자를 대상으로 상권 분석 플랫폼 ‘잘나가게'를 통해 개별 건물을 중심으로 매장 주변 상권, 유동인구, 매출, 경쟁 점포, 업계 트렌드 등 주기적인 데이터를 제공하고 고객이 어느 방향에서 오는지, 몇 미터 안에 사람이 있는지 등의 이동 패턴까지 지도 화면을 통해 제공합니다.

데이터 가격의 적절성, 생소함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있지만 국가와 일부 기업에 한정되어 있던 방대한 데이터가 개방됨에 따라, 규모와 자본에 의해 양극화되었던 정보 불균형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가 되는데요. 무엇보다 더 많은 기업과 기관, 개인이 더 쉽게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자본이 부족한 예비 창업가, 전혀 새로운 산업에 뛰어드는 기업 등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는 촉매제가 되고 있습니다.





개인화는 다시 ‘초’개인화로

개인화, 사용자 데이터에 기반한 추천, 맞춤 서비스는 데이터를 활용하는 디지털 마케팅의 핵심이라고 할 만큼 많은 곳에서 이용되고 있습니다.

과거 개인화 서비스가 단순히 서비스 내 사용자의 행동에 기반하여 최적화 서비스를 제시했다면, 보다 정교화된 분석의 ‘초개인화’서비스는 기존의 온라인 행동 데이터에 실제 일상에서의 습관, 루틴, 관심사, 선호 취향 등의 비정형 데이터를 조합하여 소비자가 처한 상황적 맥락까지 고려합니다.



초개인화 광고 메세지

삼성전자, 큐브 애드(CUBE AD)캠페인은 다양한 정보를 영상으로 검색하는 MZ세대의 트렌드에 맞춰 소비자가 유튜브에 입력한 검색어에 따라 카피 메시지와 비주얼 영상을 즉시 조합해 총 6,480종의 각기 다른 맞춤형 광고 영상이 나오도록 한 서비스입니다.

해당 캠페인은 소비자들이 입력한 검색어에서 드러나는 관심사에 즉각 반응해, 총 9가지의 제품 기능을 기본으로 두고, 다양한 비주얼 영상, 텍스트를 조합합니다.



한눈에 보는 디지털 트렌드

검색어에 따라 반응 카피뿐 아니라 전략적으로 준비된 영상을 함께 보여 주면서 광고의 몰입도를 강화했습니다. 말을 걸듯 다가오는 광고는 브랜드와 소비자 간 유대감 상승시키고, 광고를 끝까지 시청할 확률을 높입니다. 실제로 해당 광고 캠페인은 유튜브 평균 광고 시청 완료율이 국내 평균 대비 최대 25%~86% 높았습니다.



초개인화 분석&추천 기능

아모레 퍼시픽의 맞춤형 뷰티 브랜드 ‘커스텀미’는 ai컬러 인식과 알고리즘을 통해 사용자에게 초개인화된 맞춤컬러를 제안합니다. 모바일 피부 분석, 피부 밸런스 맞춤 제품 추천 등의 초개인화 서비스를 통해 피부에 적합한 제품을 추천합니다.



한눈에 보는 디지털 트렌드

스마트폰을 이용한 인공지능 피부 분석 서비스의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피부 컨디션을 분석한 뒤, 피부 나이, 제품 추천, 관리 팁과 같은 솔루션까지 제공하여 사용자에게 도움이 되는 유용한 컨텐츠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초개인화 알고리즘의 기반, 스몰 데이터

세계적으로 데이터 수집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폭발적인 데이터 증가에 따른 에너지 소비, 환경문제 등 빅데이터의 한계가 지적됨에 따라 이에 대한 대안으로 스몰 데이터라는 개념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스몰 데이터는 앞서 이야기한 초개인화 기술에도 밀접하게 쓰이는 데이터 형태로, 개인의 취향과 필요, 건강 상태, 생활양식 등에서 오는 개인화된 소량의 정보를 말하는데요. 빅데이터와 달리 작고 다양하며 구조화되지 않은 데이터로, 관찰을 통해 발견할 수 있는 사소한 행동, 요소들을 포괄합니다.

정량적 분석만으로 해석할 때 정교함이 떨어지거나 놓치기 쉬운 맥락적 요소에 대한 분석을 보완하는 스몰 데이터는 소비자 분석에 활용되어, 표면적 선택 뒤에 숨은 사용자의 진짜 요구를 발견할 수 있게 합니다.



스몰 데이터 특징


한눈에 보는 디지털 트렌드

- 데이터가 부족한 산업의 발전 촉진
스몰 데이터는 정량화 데이터를 보완합니다. 유의미한 데이터를 중심으로 시뮬레이션을 구축하거나 가설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비교적 적은 양의 데이터로 효율적인 분석을 도출할 수 있게 합니다.

- 불필요한 데이터 감소
현재 폭발적으로 쌓이는 데이터를 관리하는 것은 물론, 분류하고 삭제하는데도 많은 인력과 리소스가 할애되고 있습니다. 스몰데이터를 이용해 이 부분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 개인 정보 수집량 감소
개인 정보보호에 대한 문제의식이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는 가운데, 스몰 데이터 방식을 활용하면 무분별한 데이터 수집 행위 자체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 대량데이터에 가려진 인사이트 발견
스몰 데이터는 대개 인공지능이나 알고리즘의 초개인화 등 기술성 강화에 밀접한 요소로도 알려졌지만, 이와 함께 중요한 속성은 소비자의 자연스러운 생활 습관, 문화와 같은 사소한 단서를 통해 대량 데이터에서 발견하기 어려운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수많은 데이터 속에서 결국 자기 비즈니스에 써먹는 데이터는 한정적인데요. 이때 스몰 데이터의 폭넓은 가능성과 다양한 소스로부터 진정한 고객 가치를 추출하게 될 수 있습니다.

2000년 초반 재정 위기로 파산 위기에 처한 레고(LEGO)를 두고 당시 빅데이터를 비롯한 연구 데이터들은 향후 미래 세대에게는 즉각적인 만족을 주는 놀이가 대세가 될 것으로 보고, 오랜 시간 인내를 필요로 하는 레고에 관심을 주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고 합니다.



한눈에 보는 디지털 트렌드

레고 마케터들은 레고 마니아였던 한 소년의 모습을 통해 즉각적인 만족감을 얻는 놀이보다 자신에게 충분히 가치 있는 일에 오랜 시간을 투자하고 높은 수준의 기술을 습득하는 것에 더 매료된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이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정교한 블록과 복잡한 매뉴얼을 가진 제품에 집중하여 위기를 극복했습니다.

사실 이미 데이터 속에 레고가 찾은 답이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정교한 가설과 분석을 통해서도 언젠가는 이 같은 니즈를 발견할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랬다면, 레고의 위기 극복 성공 스토리가 수많은 비즈니스 신문에 회자되고 레고 팬들의 공감과 지지를 받을 수는 없었을 것 같아요. 수고스러운 관찰 조사로 획득할 수 있는 건 비단 결과만이 아니라, 소비자를 이해하려는 노력과 과정의 스토리도 포함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빅데이터와 스몰 데이터, 결국 하나의 목표

빅데이터와 스몰 데이터는 사실 완벽하게 구분해 정의할 수없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해석하는 게 좋습니다. 누군가 사용자의 목소리를 통해 직접 획득한 정보가 이미 거대한 데이터 속에 어떤 모습으로든 존재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결국은 특정한 정보를 발견하는 경로와 형태의 차이인데요.

다만 기존의 빅데이터 분석과 달리 스몰 데이터를 발견하는 과정의 스토리가 새롭게 부여한 사업 가치에 대한 내러티브적 자산이자 근간이 되고, 비즈니스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지지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빅데이터의 논리적 증명과 스몰 데이터의 서사가 결합되었을 때 보다 강력하고 단단한 비즈니스의 힘을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데이터 기반 UX설계 : Mixed methods research



디지털 기반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사용자 행동 데이터를 수집하는데 유리해요. 보통 개별 사용자의 활동 이력, 체류시간, 이탈 포인트, 이용 패턴 등의 행동을 다양한 지표로 측정하는데요. 이런 지표 데이터는 문제점 파악과 개선에 도움을 주지만 항상 해결책을 알려주지는 않기 때문에 한 방향의 접근법만으로 사용자가 겪는 고충을 완전히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근래의 사용자 경험 설계는 정량 데이터와 유저 리서치를 함께 적용하여 이루어집니다. 대표적으로 스포티파이의 ‘혼합 연구법(mixed methods research)’을 참고할 수 있어요.



한눈에 보는 디지털 트렌드

스포티파이는 사용자 경험 극대화 및 문제 해결을 위해 ‘what-why프레임워크’를 이용하는데요. 정량적, 행동 기반의 데이터 분석을 통한 데이터 사이언스와 사용자 인터뷰, 일기 연구와 같은 질적 조사 방법, 즉 유저 리서치를 혼합 이용해 상호 보완하는 방식으로 인사이트를 도출합니다.



한눈에 보는 디지털 트렌드

가령 특정 사용자 그룹의 소비자의 사용성 테스트(Utility Test)를 통한 파악과 일기 연구(Diary test)를 동시에 진행하여 불일치가 발생한 경우, 원인 파악을 위한 후속 연구를 통해 해당 사용자 그룹을 대상으로 표적화된 기능 유도 메세지를 보내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게 됩니다.

이러한 혼합적 사용자 데이터 분석 방법은 구글, 메타 등 글로벌 기업, 고속 성장 중인 국내 스타트업들은 물론 저희 이모션글로벌에서도 사용자 경험 개선 및 경험 설계를 위한 필수 방법론으로 활용되고 있어요.



한눈에 보는 디지털 트렌드

자체 데이터 분석팀이 없더라도 구글 애널리틱스, 또 국내의 ‘뷰저블’과 같은 UX 분석 서비스를 통해 UX 분석, 퍼널 분석, 유저 트래킹 등의 데이터 수집 및 시각화 데이터, A/B테스트 지원과 같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니 전문 플랫폼의 도움을 받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마치며



한눈에 보는 디지털 트렌드

데이터가 단순히 측정값에 그치지 않고, 사업 활동에 유의미한 정보로서의 가치를 갖기 위해서는 데이터 이면의 인간의 욕구, 필요, 행동의 동기, 이유 등 사소한 현상에 대한 관찰과 해석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반대로 특정 현상만으로 소비자를 지레 판단하거나 직관과 주관에 꽂혀 정량적 근거가 없는 의사결정을 한다면, 당장은 괜찮을지 몰라도 끝내는 소비자를 오해하는 기업이 되고 말 것입니다.

변하지 않는 사실은 비즈니스의 기회는 소비자의 행동과 수많은 선택으로부터 파생되고 해답은 결국 소비자들에게 있다는 것입니다. 점점 더 발전하는 기술에 따라 데이터 사이언스, 소비자 리서치에 대한 전반적인 수준은 높아질 것입니다. 앞으로 데이터를 보다 쉽게 접하고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겠지만, 데이터를 어떤 태도로 바라보고,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는 개개인의 몫입니다.

당신과 당신의 회사는 데이터를 잘 활용하고 있나요? 데이터가 일상을 파고든 지금, 우리는 서비스 제공자로서 어떤 태도로 데이터를 바라보고 있는지, 너무 숫자에만 또 너무 작은 데이터에만 치우쳐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데이터 역량에 대해 체크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참고 출처
정해주Planner
SP본부e·motion
30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