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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시대 문화와 소비, 라이프스타일 트렌드 (더현대 서울을 통해 들여다보기)

2022.10.20

현시대 문화와 소비,라이프스타일 트렌드(더현대 서울을 통해 들여다보기)




소비와 여가생활, 문화생활 등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은 알게 모르게 계속 변화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세대 성향의 영향력이 커지며, 변화와 추세가 그에 맞춰 이전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을 우리는 느낄 수 있죠.

변화라고 하기에는 격변에 가까운 시대,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살펴봅시다.



눈에 띄게 빠른 변화가 보이는 지금,

시대가 바뀌고 취급하는 물건이 달라져도 공간 산업이라는 큰 틀만은 유지해 왔던 유통업계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팬데믹으로 많은 변화를 맞았습니다. 오프라인, 온라인, 모바일, TV, SNS 등 구매 채널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고객들은 다양한 채널을 오가며 비정형화 된 소비 행태를 보이고 있죠. 이처럼 구매 채널이 극도로 혼종화 하면서 오프라인 비즈니스는 디지털 전환에, 온라인 비즈니스는 오프라인으로 진출하는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를 ‘뉴리테일 시대’라고 부르고 있죠. 이런 가운데 정보를 전달하고 개개인을 표현하는 매체는 자고 일어나면 하나씩 늘고 있으며, 고객은 ‘3년 차이면 세대 차이를 느낀다’는 말이 과장이 아닐 만큼 이질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트렌드 또한 빠르게 변화하며, 트렌디한 것이 살아남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공간과 소비에 대한 욕망은 오래전부터 인류의 역사와 함께해 왔습니다. 사람이 모이는 곳에 돈이 따라오듯, 기존 유통 분야의 과제는 모객, 즉 고객을 모으는 것이었습니다. 그 옛날 장터에서는 엿장수가 춤을 추며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공했고, 깃발을 휘두르고 풍악이 울리던 광대들의 목적도 단 하나, 돈을 들고 몰려드는 손님이었죠. 현대 사회 경제가 발전하고 사람들의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구매에 대한 수요도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정보가 편리한 시대에 소비자의 개성도 달라지고 이에 따라 다양한 소비자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백화점들이 다양한 서비스 기능을 제공하고 있죠. 또한, 소비자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면서 양보다 질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에 백화점은 기능 뿐만 아니라 레저, 비즈니스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복합적인 공간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직접 방문한 더현대 서울의 모습은?

대표적으로 이러한 시대와 변화 속에 기존 백화점 공식을 완전히 탈피해 공간의 경험성을 강조하며 성공 사례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더현대 서울’을 통해 알 수 있죠. 리서치뿐만 아니라, 어떤 부분에서 변화하고, 경험할 수 있는지 직접 가보았습니다. 기존 백화점과 어떤 부분이 다른지, 어떠한 트렌드와 변화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는지 함께 살펴봅시다.



현시대 문화와 소비,라이프스타일 트렌드(더현대 서울을 통해 들여다보기)

현 시대의 트렌드를 반영한 공간, 더현대 서울의 모습

흔히 알고 있는 백화점의 고정관념을 깨는 설계

기본적으로 백화점에는 창문이 많이 없죠, 있어봤자 제일 꼭대기 층의 푸드 코너라던지 일부 층에 한해 창문을 개방합니다. 시계도 없습니다. 이는 쇼핑에 대한 집중력 향상을 위해 시간 개념을 없애는 것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날이 어두워진다던지 몇시간 동안 쇼핑을 하고 있다더지 이런 시간 관념을 흐지부지하게 만들죠. 보다 오랜시간동안 백화점에 있을 수 있게끔 사람의 심리를 이용한 기본 마케팅 활용 방안 중 하나입니다. 이처럼 기존 백화점의 경우 창문과 시계를 두지 않는 것이 하나의 공식입니다. 하지만 더 현대 서울은 이 공식을 깨고 천장을 모두 유리로 제작했습니다. 또한 설계 과정에서 백화점 내부의 기둥을 없애 시각적으로 쾌적함을 더했습니다. 이렇게 천장부터 건물 전체를 오픈 시키는 건축기법을 보이드(Void)기법이라고 합니다. 1층 입구에서부터 6층까지 건물 천창을 통해 내려오는 자연 채광을 맞을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보이드는 건물의 수직적 연결성을 주는 요소로, 한 위치에서 전체 층을 모두 볼 수 있는 특징이 있어 시선의 개방감을 주죠. 모든 층에서 자연 채광을 받을 수 있는 덕분에 기존 백화점보다는 더 쾌적하고 뻥 뚫린 느낌이 들었습니다.



현시대 문화와 소비,라이프스타일 트렌드(더현대 서울을 통해 들여다보기)

자연과 휴식이 공존하는 공간

매장 면적을 줄여 고객 동선을 확보하고 고객이 오래 머물며 쉴 수 있는 ‘녹지 공간’을 더한 ‘리테일 테라피’ 트렌드를 반영하여 고객들에게 새로운 공간과 경험을 선보였습니다.

평균 60%가 넘는 영업 매장을 줄이고 휴식공간으로 조성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12m의 인공폭포가 조성된 워터폴 가든과 5층 실내 녹색 공원 사운즈 포레스트, 천연잔디와 30여 그루의 나무와 꽃을 조성했습니다. 덕분에 야외에서 쇼핑하는 기분, 공원을 산책하는 가벼운 기분까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시각적으로 뻥 뚫린 쾌적함과 임팩트를 주고, 완전히 새로운 공간에 들어왔다는 몰입감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실내 휴식공간은 지형과 기후를 고려하지 않고 온도와 습도, 자연경관 등에서 소비자 욕구를 더 충족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또한 소비자들은 물건을 살 때 체력과 심리적 소모가 생겨 구매를 유도하게 됩니다. 백화점에 머무는 기간만큼 매출이나 소비자가 머무르는 기간도 큰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이죠. 백화점에서 소비자가 체력과 정신적 즐거움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구매시간 연장의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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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함 없는 쾌적하고 넉넉한 동선

빽빽하게 진열된 매장이 아니라, 기존에는 3-4대의 유모차가 동시에 움직일 수 있는 공간으로 형성하는데, 더현대 서울의 경우는 8대의 유모차가 동시에 움직일 수 있도록 매장 동선 너비를 넓혔다고 합니다. 직접 가봤을 때에도 사람이 많았는데, 막힘없이 걸어 다닐 수 있었습니다.



현시대 문화와 소비,라이프스타일 트렌드(더현대 서울을 통해 들여다보기)

테마형 배치

더 현대 서울은 인지도가 높은 600여개의 국내외 브랜드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기존 백화점 매장의 경우 각 브랜드를 여성, 남성 패션 등으로 상품군을 나누어 배치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더 현대 서울은 이 방식에서 벗어나 모든 층을 각 테마에 맞춰 큐레이션 방식으로 배치해 쇼핑의 편의성을 높였습니다. 서로 필요한 것을 찾기 위해 여러 층을 돌아야 했지만 이제는 한 층만 구경해도 필요한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현시대 문화와 소비,라이프스타일 트렌드(더현대 서울을 통해 들여다보기)

취향 쪼개기, 생소한 브랜드여도 괜찮아

에루샤(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이 입점하지 않은 새로운 형식의 백화점. 백화점은 명품을 사러 가는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 3가지 대표 브랜드가 없는 대신 새로운 브랜드로 채워진 곳이었습니다. 익숙하고 틀에 박힌 일률적인 공간이 아닌, 고객 개개인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반영한 공간을 제시했습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연령 타깃은 확실한 취향과 구매력을 가진 MZ세대로 타겟팅 했습니다. 기존까지 백화점은 4050, 또는 5060 등 기성세대를 노린 전통적인 비즈니스를 추구해 왔지만 이를 벗어났습니다.

대체 불가능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더현대 서울은 ‘럭셔리’ 로 대표됐던 백화점의 틀을 깨고, ‘멀티 페르소나’ 시대에서의 럭셔리는 극강의 고급스러움과 비싼 명품 브랜드가 아니라 ‘확고한 취향’ 이라는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현시대 문화와 소비,라이프스타일 트렌드(더현대 서울을 통해 들여다보기)

더현대 서울이 취향 쪼개기를 위해 가장 먼저 내린 결단은 새롭고 희귀한 브랜드로 백화점을 채우는 일이었다고 합니다. 현대백화점 김형종 사장은 더현대 서울 상품기획팀에 ‘본인을 비롯한 임원급 인사들에게 생소한 브랜드로 백화점을 채우라’ 는 지시를 내렸다고 합니다.

이에 더현대 서울은 르메르, 메종마르지엘라, 메종키츠네 등 젊은 세대 ‘신명품’ 브랜드로 채워졌고, 매장 간 경계를 허물어 다양한 취향의 공용공간을 제시하는 한편, 오직 그 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브랜드를 확보함으로써 대체 불가능한 공간을 완성했습니다.

이어 MZ세대 전용 공간을 마련했죠, 백화점 업계에서 유일하게 운영 중인 무인매장 ‘언커먼 스토어’도 MZ세대에 맞춘 공간이라고 합니다. 패션잡화·생활용품·식음료·굿즈 등 200여개 상품을 판매하는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인 언커먼 스토어의 전체 방문객 중 85%는 30대 이하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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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 뿐만 아니라 이런 것도 해

신한카드 빅데이터 리포트 ‘MZ세대 라이프스타일 키워드’에 따르면 MZ세대(1981~2010년생)는 새로운 공간에 높은 가치를 매기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단순하게 제품을 판매하는 곳이 아닌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감각적인 오프라인 매장 이용을 선호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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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현대 서울에서는 쇼핑 공간 뿐만 아니라,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이 곳곳에 있었습니다. 인스타그래머블한, 곳곳에 포토존이 있는 휴식 공간 사운드 포레스트나, 복합 문화 공간 ALT.1이 대표적이었습니다. 특히 지하 2층 크리에이티브 그라운드는 힙한 브랜드들을 한데 모아 놓은 곳으로, 특정 핫한 장소를 방문하여야 만 갈 수 있는 곳들이 모아져 있었습니다.

사운드 포레스트에서는 메인 포토존, 상시 있는 것이 아니라 팝업처럼 생겼다 사라지는 포토부스 등, 여기저기 사진을 찍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온라인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는 매개체가 곳곳에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포인트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현시대 문화와 소비,라이프스타일 트렌드(더현대 서울을 통해 들여다보기)

알트원은 전문 전시장 수준의 항온·항습(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함) 시설을 갖춘 국내 유통시설 최고 수준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오픈부터 국내에서는 만나보기 힘들었던 국내외 전시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습니다. 알트원은 ‘다양한 문화적 소통을 통해 삶을 한 단계 더 나아가게 한다 (Art makes life Take1 step forward)’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주말에는 입장 대기 순번이 1,000번대까지 이어지는 등 고객들의 관심이 뜨겁다"며 "방문객 10명 중 8명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고객"이라고 인터뷰에서 이야기했습니다. 알트원의 인기에 대해 기존 유통시설에서는 만나볼 수 없었던 차별화된 문화 콘텐츠를 제공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합니다. ‘인증샷’ 찍기 좋은 전시 구성도 MZ세대 유입에 아주 큰 역할을 했습니다. 전시 외벽을 파스텔 톤으로 꾸미거나, 미디어를 활용해 움직이는 작품을 선보이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현시대 문화와 소비,라이프스타일 트렌드(더현대 서울을 통해 들여다보기)

10월부터는 유럽 인기 작가들의 회화와 벽화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합니다. 저도 구경하러 가보려고 합니다. :)

더현대 서울 뿐만 아니라,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백화점에 부족한 것은 경험이라는 인사이트를 통해 체험형 매장을 대폭 늘렸죠. 여기서 말하는 체험형 매장은 단순히 물건을 그 자리에서 써보는 것이 아니라, 체험과 구매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형태입니다. 예를 들어, 매일 세 번 뜨개질 수업이 이루어지는 ‘플레이울’, 매장에서 실과 도구를 구입해서 함께 뜨개질을 배우는 광경이 펼쳐진다고 합니다. 반 정도 완성된 제품을 팔고, 이를 구입한 고객들이 그 자리에서 자신만의 가죽지갑과 명함지갑을 만들 수 있도록 강좌를 연 가죽공방인 ‘토글’, 직접 차를 마셔보면서 실제 구입했을 때의 느낌을 알 수 있는 ‘이도’라는 자기/그릇 매장. 이 밖에도 조향, 한지공예, 꽃꽂이, 직접 제빵 하여 구입해가는 빵집, 자전거 튜닝 아이템을 사서 직접 튜닝할 수 있는 매장 등 이 안에서 친해져서 커뮤니티를 형성하기도 하며, 이런 체험형 매장을 찾아 배우려고 하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방문한다고 합니다.



현시대 문화와 소비,라이프스타일 트렌드(더현대 서울을 통해 들여다보기)

결론

뭘 사야할 지 명확하게 생각하고, 목적하여 백화점을 가던 시대를 지나, 잘 채워진 공간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기 위해 오프라인 공간을 방문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요즘 떠오르고 있는 몰링(malling)은 소비자가 복합 쇼핑몰에서 쇼핑과 다양한 문화 체험을 동시에 즐기는 소비 형태입니다. 사람들의 복합 쇼핑몰 방문의 목적은 다양한 문화경험(79%)과 시간절약(69.3%)입니다. 소비자는 좋은 제품을 좋은 가격에 구매하는 것보다 자신에게 얼마만큼 영감을 주고 의미 있는 시간과 경험을 제공하는가에 더 큰 가치를 둡니다. 또 브랜드가 제공하는 다양하고 유익한 경험은 자연스럽게 충성고객으로 이어지고 제품 소비로 연결됩니다. 잘 채워진 공간은 사람들이 스스로 찾아오게 만듭니다. 그리고 그 공간에서 트렌드와 취향을 발견합니다. 즉 브랜드가 경험을 팔면 당연히 제품도 팔리는 것입니다.

이처럼 온라인에서도 마찬가지로 하나의 앱으로부터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여 사용자들을 락인시키는 슈퍼앱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하나의 사이트, 하나의 앱에서도 의미 있는 시간과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잘 채워 놓는다면,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트렌드와 취향을 찾아갈 수 있는 여정을 만들어줄 수 있을 것입니다.



사례

목적보단 과정, 그 안에서 찾는 의미 있는 경험

이전에 진행했던 대상 오푸드 & 종가 글로벌 웹사이트 구축 프로젝트를 살펴보면, 몰입하여, 오래 머무르고 구매로 이어지는 전략을 세워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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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시대 문화와 소비,라이프스타일 트렌드(더현대 서울을 통해 들여다보기)

서비스의 목적인 구매를 바로 내세워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노출시켜 구매로 이어지게 합니다. 제품에 대한 정보와 활용법을 알려줄 수 있는 콘텐츠 구성과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SNS, Youtube 등에서 구매까지 이어질 수 있는 맥락과 경험을 제공합니다.

이처럼 서비스의 목적만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의 과정과 흐름 가운데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현재 구축 진행 중인 프로젝트들 또한 목적 해결에 의미를 담기보다는 과정과 흐름에 의미 있는 경험을 담을 수 있도록 꾸준히 고민하고 반영하면 좋겠습니다.




참고 출처



현시대 문화와 소비,라이프스타일 트렌드(더현대 서울을 통해 들여다보기)

정세희Planner
CX본부e·mo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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