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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는 디지털 트렌드, 2023년 결산 및 2024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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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떠오르는 소비시장, 액티브 시니어

2024.01.22

새롭게 떠오르는 소비시장, 액티브 시니어


저출산, 고령화는 꽤 오랜 시간 문제로 떠오르며 모두에게 익숙해진 단어입니다. 익숙함에 그 의미가 무뎌져 가는 요즘 경종을 울리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2023년 70대의 인구가 인구통계 최초 20대 인구를 넘어섰고, 2025년 대한민국은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다고 합니다. 전례 없는 위기로 인한 시장 축소, 성장 둔화 등의 부정적인 미래가 예측되는 가운데 새로운 성장세를 보이며 주목을 받는 시장이 있는데요, 바로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새로운 소비 주축으로 불리는 액티브 시니어에 주목하고 있는데요, 이 새로운 타겟을 위한 사용성을 설계하려면 더욱 깊은 이해가 필요해 보입니다. 액티브 시니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까요?




액티브 시니어란?


시니어의 기준은 나라와 사회 환경에 따라서 다르게 정의됩니다. 한국에서는 만 65세 이상을 노인으로 규정하고 있고 만 55세 이상을 고령자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액티브 시니어는 무엇일까요? 액티브 시니어는 높은 구매력을 바탕으로 본인의 건강·여가생활 등에 적극적인 소비를 하는 50대 이상을 지칭합니다. 미국 시카고대 심리학과 버니스 뉴가든(Bernice Neugarten) 교수가 “오늘의 노인은 어제의 노인과 다르다”라고 말하면서 제시한 개념으로, 액티브 시니어는 단순히 연령으로의 구분이 아닌 하나의 라이프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이 기존 시니어와 구별되는 주요 특징은 경제력을 기반으로 한 소비력입니다. 이 차이점이 바로 많은 기업들이 액티브 시니어를 새로운 소비층으로 고려하며 주목하게 된 계기이기도 합니다.



액티브 시니어의 정의


액티브 시니어의 특징


여전히 활발한 경제활동

보통 시니어를 떠올리면 흔히 은퇴 후의 모습을 떠올리게 되는데요, 사실 5060은 아직 퇴직하지 않고 여전히 활발한 경제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전국 만 50~69세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서베이를 진행한 결과, 10명 중 7명이 현재 소득이 있는 경제 활동 중이라고 답했습니다(70.2%). 액티브 시니어가 일을 하는 이유는 Z세대와는 확연히 다릅니다. Z세대는 일을 생계유지 수단(77.9%)으로 인식하는 반면 액티브 시니어는 생계유지 이상으로 풍족한 삶을 누리기 위한 수단(66.0%)이라고 답했습니다. 시니어는 일을 나의 가치를 인정받고 소속감/안정감을 얻는 수단,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방법으로 이해하여 일을 통해 타인과 관계를 맺고 영향을 주고받는 데에 더욱 초점을 맞추는 경향을 보입니다.



활발한 경제활동을 하는 액티브 시니어


아직은 오프라인 선호

대다수의 액티브 시니어는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으며 온라인 쇼핑, 모바일 뱅킹 등의 서비스를 큰 어려움 없이 사용합니다. 하지만 액티브 시니어의 디지털 숙련도가 젊은 세대만큼 높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들은 오프라인 환경에서 자라왔고 시대가 흐르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모두 경험한 세대입니다.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이루어진 온라인 쇼핑과 모바일 뱅킹은 학습을 통해 사용하고 있지만 여전히 모바일의 편의성과 신뢰도는 오프라인에 미치지 못한다는 인식이 지배적입니다. 간단한 송금은 스마트폰의 금융 앱을 사용하지만 금융 상품을 탐색하고 계약하는 것은 오프라인 은행 방문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쇼핑은 식료품이나 생필품을 등의 저관여 제품이 아닌 가구나 가전처럼 가격대가 높은 제품은 온라인 쇼핑보다는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오프라인에서 구매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오프라인 선호를 하는 액티브 시니어


실제 나이보다 젊은 심리적 나이

액티브 시니어는 스스로의 나이가 실제보다 5-10년 정도 젊다고 인식합니다. 그래서 더욱 젊은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려고 하죠. 가장 재미있는 특징은 시니어 사이에는 젊음과 건강함을 과시하는 문화가 있다는 점입니다. “나는 아직 스마트폰 글씨를 크게 보지 않아.”, “나는 1시간씩 걸어도 무릎이 하나도 안 아파.”와 같이 아직 노화로 인한 불편함이 없음을 자랑하곤 합니다. 반대로 노화로 인한 변화, 불편함이 생겼을 때 이를 드러내는 것을 창피하게 생각합니다. 이는 사회적 낙인효과가 있는 제품에 대한 거부감으로 나타나곤 하는데요, 돋보기, 보청기와 같은 물건 사용을 꺼리는 것입니다. ‘젊은이를 위한 제품은 노인에게도 팔리지만, 노인을 위한 제품은 아무에게도 팔리지 않는다’는 말처럼 사용자를 노인으로 규정하고 그들을 노골적으로 배려할 때 오히려 거부감을 보일 수 있음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젊은 심리적 나이의 액티브 시니어


액티브 시니어를 위한 UX


실수를 방지하는 UI, 실수를 용인하는 UX Writing

시니어 사용자들은 대부분 디지털 사용에 있어 오류와 실수에 대한 부담감과 두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류가 나면 껐다 켤 수 있는 기계와 달리 모바일 화면 안에서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해 하다가 결국은 앱을 종료하고 다시 시도하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죠. 따라서 실수를 금방 되돌릴 수 있도록 입력한 정보의 수정이 언제든지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위축감을 줄 수 있는 에러 메세지는 지양해야 합니다. ‘날짜를 잘못 입력하셨습니다.’와 같이 사용자의 잘못을 지적하는 투의 에러 메세지 보다는 ‘0월 0일이 맞나요?’와 같이 다시 한번 확인을 요청하는 정중하지만 분명한 메세지 전달이 효과적입니다.심리학자 알버트 반두라는 자기효능감 이론에서 사람들이 자신이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을 때 더욱 높은 성취를 이루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시니어의 디지털 효능감을 높아지면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도 높아질 것입니다.



쿠팡 이츠 | 현재 위치와 다른 주소로 설정되었을 때 확인 알림을 제공하여 실수 방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표현 사용

앱이나 웹 서비스에서 사용된 함축된 표현, 추상적인 표현은 시니어 사용자가 기능과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서울디지털재단에서 웹사이트 이용자 85명을 대상으로 질문한 결과, 가장 부정적인 응답이 많은 요소는 ‘레이블링’으로 응답자 중 약 56.6%가 웹 사용 중 단어나 용어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응답했습니다. 영화관에 가서 티켓을 예매할 때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상영관의 이름이나 자리 이름이 모두 영어 또는 브랜드 용어로 시니어 사용자에게는 선택에 허들 요소가 되기도 하죠. 따라서 서비스 내 외래어나 브랜드 용어보다는 일반적인 단어를 사용하여 이해를 도와야 합니다. 또 오류 발생 시 404, F5435 등과 같은 에러코드를 노출하면 사용자는 당황하게 됩니다. 오류가 발생했다는 사실에서 그치지 않고 사용자가 직접 오류를 해결할 수 있도록 원인과 해결 방법을 명시하거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해야 합니다.



카카오 T / 토스 플랫폼의 누구나 이해 가능한 표현법 예시


포기하지 않도록 돕는 간단한 프로세스

많은 산업에서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이루어지며 이제는 오프라인 공간에서도 키오스크를 쉽게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음식점, 카페, 마트, 공항 등 이제는 키오스크가 없는 곳을 찾아보기 힘들죠. 이러한 변화가 주는 편리함과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많은 불편함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디지털화 이전 음식을 주문할 때는 카운터에서 원하는 음식을 이야기하고 돈을 주면 결제가 완료되는 아주 심플한 원스텝 구조였습니다. 하지만 키오스크가 도입되면서 메뉴 찾기, 메뉴 선택, 옵션 선택, 장바구니 담기, 주문 확인하기, 결제수단 선택, 결제, 결제완료까지 수많은 페이지가 전환되는 복잡한 구조로 변경되었습니다. 스크린 기반의 인터페이스에 익숙하지 않은 시니어에게 여러 단계에 거쳐 변화하는 화면을 즉시 파악하고 적응하는 것은 상당한 정신적 노동력을 요구합니다. 별도의 학습 없이도 사용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간단하게 설계하고 “거의 다 왔어요. 조금만 더 힘내세요!”와 같이 친절한 문구를 제공하거나 문제가 생겼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능을 잘 보이도록 노출하여 원하는 목적을 포기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토스 / 현대카의 목적을 포기하지 않도록 돕는 간단한 프로세스 예시


저작은 단순하게, 피드백은 풍성하게

시니어가 터치스크린을 사용할 때 손가락 끝에 힘을 주어 화면을 꾹꾹 누르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화면을 터치했을 때 물리 버튼과 달리 충분한 반응이 없다고 느끼기 때문인데요, 이는 시니어 세대가 아날로그 기기 중심의 멘탈 모델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터치스크린에서 버튼을 선택했을 때 컬러 변화, 소리, 진동 등 최대한 다양한 피드백이 즉각적이고 명확하게 주어지는 것이 좋습니다. 또 젊은 세대만큼 디지털 조작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단순 터치 이외에 드래그, 더블 탭, 길게 누르기, 핀치 등의 제스처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스와이프 동작은 책을 넘기는 행동의 멘탈 모델과 유사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쉽게 적응할 수 있다고 합니다.



네이버 / 애플 플랫폼의 단순한 저작 및 풍성한 피드백 예시


디지털의 간편함에 인간의 감수성 더하기

챗봇, 인공지능 등을 통한 비대면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효율성과 편의성 측면에서는 매력적이지만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사람과의 상호작용에서 표정, 목소리, 제스처 등을 통해 얻게 되는 이해와 공감, 친밀함은 아직 로봇이나 기계에서 얻을 수 없기 때문이죠. 시니어 세대도 디지털의 편리함을 분명히 이해합니다. 그저 사람을 대체하기에 조금 차갑다고 느끼는 것뿐입니다. 따라서 디지털 기술의 간편함과 접근성을 유지하면서도 인간의 감수성을 적절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딱딱한 어투보다는 친근한 구어체를 사용하거나, 실제와 유사한 메타포를 활용하면 사용자로 하여금 오프라인의 익숙한 감성을 온라인에서도 느낄 수 있게 할 수 있습니다.



애플 BOOKS / 현대카드 플랫폼의 인간의 감수성을 적용한 예시


특별한 배려가 아닌 보편적 디자인

지금까지 액티브 시니어를 위한 UX를 살펴 보았는데요, 사실 이 솔루션들은 시니어만을 위한 특별한 해결책은 아닙니다. 결국 젊은 세대, 나아가 모든 사용자에게도 필요한 사용성이라고 할 수 있죠. 유니버셜 디자인, 배리어 프리 디자인, 인클루시브 디자인 등 세상에는 이미 다양한 사용자들의 평등한 사용성을 지향하는 많은 개념들이 있습니다. 이 중 인클루시브 디자인은 ‘방법론’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는데요, 인클루시브 디자인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는 다음과 같이 인클루시브 디자인의 세 가지 원칙을 제시합니다.


  • 배제되고 있던 사람들에 대한 인지 Recognize exclusion
  • 다양한 사용성에서 배움 Learn from diversity
  • 한 사람을 위한 솔루션이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으로 Solve for one, extend to many

인클루시브 디자인에서 배제되었던 사용자들을 위해 디자인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보편적인 다수에게까지 혜택을 확장하기 위함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지금의 서비스가 다양한 사용자에게 공평한 사용성을 제공하고 있는지 검증할 수 있을까요?




다양한 사용자를 고려하기 위해 이모션글로벌에서는,

이모션글로벌에서는 다양한 사용자들의 표면적 필요를 넘어 욕구를 이해하기 위해 주 타겟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용자의 퍼소나를 설정하고 고객여정지도를 통해 생각하지 못한 페인 포인트가 발생하지 않는지 검증합니다. 또 데스크 리서치로는 충분한 이해가 어렵기에 인뎁스 인터뷰를 통해 사용자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인터뷰를 통해 얻은 인사이트를 결과물에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합니다.



애플 BOOKS / 현대카드 플랫폼의 인간의 감수성을 적용한 예시


앞으로 우리는,

우리는 지금까지 “시니어를 위한 디자인은 당연히 큰 글씨로 잘 보이게 해야지”라고 생각해 왔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는 타겟을 다각도로 깊이 이해하지 못해서 만들어진 오류입니다. 다양한 사용자에게 깊게 몰입하고 공감할 때 모두에게 공평한 사용성을 주는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





손성은Leader
CXe·mo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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